투박하고 거칠다. 아직 깎지 않은 다이아몬드를 보는 것 같다. 신한은행의 포워드 한엄지(19, 180cm)의 플레이가 바로 그렇다. 3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신한은행과 KB스타즈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신한은행은 경기 초반, 높이의 열세를 보이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3쿼터 중반까지 이어진 KB스타즈의 기세는 멈출 줄 몰랐다. 그러나 신한은행의 골밑을 묵묵히 지켜낸 한 선수에 의해 경기는 종료 직전까지 승패를 알 수 없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프로 2년차에 접어든 한엄지였다.
KB스타즈 안덕수 감독이 자신이 추구하던 ‘얼리 오펜스’의 완성을 예고했다. 3일 KB스타즈와 신한은행의 친선경기가 있던 인천도원체육관을 찾았다. 존스컵 출전 이후 태백전지훈련까지 다녀온 안덕수 감독은 검게 그을린 얼굴로 취재진을 반겼다. 안덕수 감독은 “존스컵 일정을 마치고 곧바로 태백전지훈련을 다녀왔다. 대표팀에 나간 선수들은 괜찮지만, 남아 있는 선수들이 잘 준비해서 남은 포지션을 보완해줬으면 했다. 그 선수들을 발굴하는 것이 이번 비시즌의 가장 큰 목표였다”며 그간의 이야기를 전했다.
신한은행 신기성 감독이 2017 박신자컵에서 선보일 두 가지 플랜을 공개했다. 신한은행은 3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KB스타즈와의 연습경기에서 64-67로 패배했다. 경기 전에 약속했던 플레이가 나오지 않으면서 차질을 빚었던 게 문제였다. 신한은행은 3쿼터부터 반격에 나섰으나, 저조한 야투 성공률로 역전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압박 수비와 빠른 공수전환으로 4쿼터 막판 2점차(62-64)까지 쫓았다는 점은 위안거리가 됐다. 승패를 떠나 신한은행의 강점들을 제대로 보인 장면이었다.
2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하나은행 연수원 체육관에서 KEB 하나은행과 인도네시아 대표팀 간의 연습경기가 있었다. 이날 이환우 감독은 선수들을 고루 기용하며 최상의 조합을 찾기 위한 실험을 이어갔다. KEB하나은행은 경기 내내 리드를 가져가며 72-61로 승리, 다가오는 시즌을 기대하게 했다.
좀 더 건강한 모습이었다면 어땠을까? 부상 악령이 덮쳤던 여자대표팀. 모든 선수가 아쉬웠겠지만,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김한별(30, 176cm)에게는 좀 더 특별한 사연이 있었기에 아쉬움이 배가 됐다. 한국인 어머니,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김한별은 2011년 특별귀화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정작 국제대회 경험은 없다. 대회를 준비할 때마다 부상이 찾아왔기 때문.
“새로운 시즌에는 기복 없이 꾸준한 활약을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2017-2018시즌을 준비 중인 KEB 하나은행 김지영(20, 171cm)의 말에서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2일 KEB 하나은행과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연습경기가 펼쳐진 용인 하나은행 연수원 체육관을 찾았다. 모든 선수들이 전술 훈련을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는 가운데에서 활기찬 김지영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김지영은 교체 투입돼 장기인 돌파와 함께 3점슛 두 개를 성공시키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에서도 빠른 발을 통해 상대를 적극적으로 압박했다.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김지영 역시 ”몸 상태가 최고다”라며 자신 있게 대답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