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부딪히고, 더 과감하다. 젊은 유망주들이 거침없이 맞붙는다. 젊음의 뜨거운 열기가 느껴진다. 지난 21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속초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17 WKBL(여자프로농구) 박신자컵 대회는 각 팀의 만 30세 이상 주전 선수들을 대부분 제외하고, 유망주들의 실력을 겨루는 대회다. 하지만 우습게 봐서는 큰 코 다친다. 정규 리그 개막을 앞두고, 최종 실력을 점검하는 오디션 현장이기 때문이다. 유망주 발굴에 의의가 있다고는 하지만, 선수층이 얕은 여자농구의 현실을 감안하면 곧바로 주전을 꿰찰 수도 있는 절호의 찬스다. 지난해 박신자컵 MVP(최우수선수)였던 청주 KB스타즈 심성영이 이후 팀의 주전 가드로 거듭났고, 국가대표까지 발탁된 것을 감안하면 새로운 주전 경쟁의 장이라고 봐도 좋다.
강원도 속초실내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여자농구 박신자컵 서머리그에는 오랜만에 코트에 복귀하는 선수들이 여럿 있다. 구리 KDB생명의 포워드 구슬(24)도 ''돌아온'' 선수 중 하나지만 사연은 좀 다르다. 부상 치료나 재활로 코트를 떠났던 것이 아니라 ''농구가 싫어져서'' 유니폼을 벗어 던졌다. 짧은 방황을 마치고 다시 코트로 돌아온 구슬은 22일 경기 후 ""프로 데뷔전보다도 더 긴장됐다""며 ""어떻게 게임 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2013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전체 4순위로 KDB생명으로 간 구슬에게는 ''유망주''라는 말이 따라다녔다.
""한 쿼터당 20점씩 80점을 올리고, 수비에서 60점대로 막는 게 약속된 점수다. 오늘은 다 이뤘다. 이번 대회 목표는 3승이다."" 신한은행은 22일 속초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 우리은행 박신자컵 서머리그 우리은행과의 맞대결에서 81-67로 이겼다. 신한은행은 대회 첫 승(1패)을 기록했고, 우리은행은 2연패에 빠졌다. 이날 경기에서 신안은행 선수들이 고르게 잘 했다. 그 중에서도 팀 내 최다인 23점 17리바운드를 기록한 한엄지(180cm, F)가 돋보였다.
“개인 목표는 팀이 잘 되는 것 하나예요.” 김지영(19·KEB하나은행)은 지난 시즌 WKBL에 혜성같이 등장한 선수다. 한국 여자농구에서 쉽게 볼 수 없던 유로스텝과 더블클러치를 구사하는 등 화려함으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소 기복 있는 플레이가 발목을 잡아 신인왕은 박지수(KB국민은행)에 넘겨줘야 했지만 프로 2년 만에 김지영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팬들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스포츠월드는 21일부터 속초에서 진행 중인 ‘2017 우리은행 박신자컵’에 참가 중인 김지영을 만나 새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들어봤다.
이번에도 두 팀 중 한 팀이 우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퓨처스리그 성격이 강한 박신자컵은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됐다. 제1회 대회에서 KDB생명 위너스가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결승에서 KB스타즈를 꺾었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선 반대로 KB가 우승을 차지했다. 새롭게 도입된 풀리그 방식에서 5전 전승을 쓸어 담았다. KDB생명과 나란히 4승을 기록하다 마지막 경기에서 KDB생명을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2년간 두 팀은 나란히 결승에 진출. 또한 서로 우승을 놓고 경쟁했다.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19·청주 국민은행)의 대항마가 될 인재는 누구일까. 지난 21일부터 강원도 속초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 박신자컵 여자프로농구 서머리그의 최대 화두다. 신장 193㎝에 농구센스와 스피드를 겸비한 박지수를 봉쇄할 수 있다면 외국인 선수를 포함한 다른 팀 빅맨들도 막을 수 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관계자는 “아산 우리은행이 압도적인 전력으로 우승했지만 박지수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국민은행도 만만치 않은 전력이다. 물론 박지수가 아직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국가대표로 국제대회 경험을 쌓으면서 기량이 급성장했다. 이번 시즌은 우리은행의 독주를 막을 팀이 있을지와 더불어 박지수와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는 국내 빅맨이 등장하느냐에 관심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