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에 있다가 아마추어에 오니,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훨씬 심각합니다. 이런 행태로 가다보면 여자 농구가 고사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호근 숭의여고 감독은 아마 농구의 현실을 이야기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열악한 아마추어 상황이 결국 여자농구 위기, 선수층 약화로 이어진다. 여자 아마농구 저변 확대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1998년 프로야구 해태를 이끌던 김응용 감독이 남긴 명언이 하나 있다. ""동렬이도 없고 종범이도 없고….""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핵심 2명이 빠진 해태는 당시 정규 리그 5위로 처지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7년 여자 농구 우리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주전 센터 양지희(33)가 은퇴했고, 두 자릿수 리바운드를 잡던 우승 주역 존쿠엘 존스(23)는 팀에 돌아오지 않는다. 최근 5년 리그 ''5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강팀이지만, 위성우 감독 스스로 ""올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요즘 우리은행 위비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선수는 김정은이다. 새 시즌을 앞두고 FA로 영입한 베테랑이다. 영입 당시만 하더라도 걱정 섞인 시선이 많았는데 최근 기대감을 주고 있다. 김정은은 최근 열린 2017 한일 여자농구클럽 챔피언십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일본 챔피언 JX 에네오스전에선 37점 10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 3블록슛을 기록했다. 긍정적인 신호다. 김정은은 최근 2시즌 동안 무릎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2015-2016시즌 19경기, 2016-2017시즌 16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우리은행 이적 후 재활 훈련을 이겨내면서 컨디션이 조금씩 올라왔다.
우리은행 위비는 약점을 찾아내기 쉽지 않은 팀이다. 지난 시즌 통합 5연패를 이룬 막강한 팀이다. 하지만 새 시즌을 앞두고 골밑이 약점으로 꼽혔다. 자원이 많이 줄었다. 양지희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은퇴한 뒤 이선화가 갑작스럽게 팀을 떠났다. 김단비는 KEB하나은행으로 이적. 하지만 위성우 감독은 준비성이 철저한 인물이다. 벌써 새로운 대안을 만들고 있다.
젊은 재능들의 성장세를 확인하며 악조건 속에서 선전을 펼쳤다. 용인 삼성생명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아산 이순신 체육관에서 열린 2017 한일 여자농구 클럽 챔피언십에서 4개 팀 중 최하위를 차지했다. 삼성생명은 대한민국과 일본의 리그 우승, 준우승 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최강'' 아산 우리은행을 꺾었지만 일본 클럽인 JX 에네오스, 도요타 안텔로프스에게 패하며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우리은행 김정은은 올 시즌 부활을 노린다. 무릎 수술과 재활로 지난 두 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2017-2018시즌은 3년만의 풀타임 시즌이다. 선수출신 남자 트레이너와 계속 1대1 연습을 했고, 엄청난 체력훈련을 소화하며 1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즌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