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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JBL] 한국과 비슷한 역사를 갖고 있는 WJBL, 그리고 W-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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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비슷한 역사를 갖고 있는 WJBL, 그리고 W-리그​  

 


 


일본여자농구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먼저 WJBL과 W-리그에 대한 명확한 구분을 할 필요가 있다. WJBL은 ‘Women's Japan Basketball League’의 약자로 쉽게 말하면 WKBL과 같은 연맹이다. 일본 내 여자농구를 주관하는 단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W-리그는 WJBL이 운영하는 리그명이다. 대신 WKBL과 다르게 WJBL은 타이틀 스폰서가 없기 때문에 ‘제00회 W-리그’라는 명칭으로 부른다. W-리그는 올해로 20회째를 맞았다. 

W-리그의 전신은 1967년 일본농구협회가 주최한 농구일본리그의 여자부다. 한국여자농구가 과거 농구대잔치 시절 여자부로 운영되던 것과 비슷하다. 그러다 1998년부터 ‘일본여자농구리그기구’라는 이름으로 독립했고 이듬해인 1999년부터 1부 리그인 W리그, 2부리그인 W1리그 등 두 개의 리그로 나눠서 운영을 시작했다. 

이때만 해도 팀 수가 어마어마했는데 IMF를 기점으로 일본의 여자농구팀들도 모기업들이 운영을 포기하면서 하나둘씩 사라져갔다. 그래도 2011-2012시즌까지 1부 8개팀, 2부 5개팀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가 싶었지만 해당 시즌을 끝으로 2부팀 한 팀이 운영을 포기하면서 결국 2012-2013시즌부터 1,2부를 통합해 총 12개팀이 경합을 펼치는 지금의 W-리그를 운영하게 됐다. 

이어 2016년 6월에는 ‘일본여자농구리그기구’에서 기구라는 명칭이 빠지면서 지금의 일본여자농구리그 즉 WJBL이라는 명칭을 갖게 됐다. 

WJBL이 치르는 연간 일정은 시기적으로 크게 아래 4가지로 분류된다. ​

 

 

리그전

정규리그 : 9월 하순 ~ 2월 중순

플레이오프, 세미 파이널, 파이널 : 2월 하순 ~ 3월 중순

 

올-재팬 전일본농구선수권대회

1월 초순

 

WJBL 올스타전

1월 중순

 

서머캠프

7월 중순

 

위의 대회 중 올-재팬 대회는 WJBL이 아닌 JBA(일본농구협회)에서 주관하는 대회지만 고등학교와 대학, 실업단, WJBL 산하 팀 등 아마와 프로를 망라해 모든 팀들이 나와 대결을 갖는 대회다. 한국과 달리 일본은 JBA 산하에 B리그와 WJBL, 두 리그가 있는 구조기 때문에 WJBL 역시 이 대회에 맞춰 리그를 일시 중단한다. 대회 기간은 7~8일 정도지만 대회 전후로 1주씩을 쉬고 리그에 나서기 때문에 사실상 3주간을 쉰다고 보는 게 옳다.  

대회 방식은 정규리그는 12팀이 3라운드 로빈 방식제를 치르고 있으며 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 상위 8개팀이 녹아웃 토너먼트제로 우승팀을 가린다. 8강과 4강을 거쳐 결승 진출팀을 결정하고 4강에서 패한 팀들끼리 3위 결정전까지 치러 1,2,3위를 가린다. 규정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FIBA 룰에 의거해 운영하며 심판도 3심제로 같다. ​

 


  

외국인선수가 없는 실업에 가까운 세미프로리그


한국에서 W-리그를 편의상 일본의 여자프로농구리그라 하지만 사실상 W-리그는 실업리그에 가깝다. 일본 내 농구 관계자 역시 실업리그라 인정하고 있고 다른 일반 회사에서 운영하는 실업팀과 구분하기 위해 세미프로라 칭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프로리그라 부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외국인선수의 존재 유무다. 현재 W-리그에는 외국인선수 없이 일본 국적의 선수들만으로 리그를 치르고 있다. 일본여자농구에 외국인선수가 아주 없던 것은 아니었다. 일본농구리그 시대인 1992년 시즌까지는 외국인선수가 있었다. 

미국 대표팀 출신의 백인 센터 앤 도노반(204cm) 같은 선수가 샹송화장품 소속으로 뛰며 올-재팬 첫 우승을 안기기도 하는 등 활약을 펼쳤지만 1992년을 기점으로 일본인선수 육성이라는 관점에서 외국인선수의 등록을 없앴다. 단 일본에는 외국 출신의 귀화 선수가 많기 때문에 사실상 이들이 외국인선수의 역할을 하는 편이다.(외국 출신의 귀화 선수에 관해서는 나중에 다시 설명할 예정이다) 

외국인선수 도입 여부는 매 시즌 WJBL 부장회의(한국으로 치면 이사회)의 논의 주제로 오르지만 정작 통과된 적은 없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안건으로 상정돼 여러 의견이 오갔지만 결론은 외국인선수 도입을 하지 말자는 쪽으로 내려졌다. 일본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물론 외국인선수를 데려올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WJBL은 2017년 비시즌 이후 일본에 체류한 지 5년 이상이 되고 WJBL 부장회의에서 승인을 얻은 경우에 한하여 외국인선수 등록을 1팀당 2명까지 인정한다고 정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너무 많은 규정이기 때문에 실제로 이 방법대로 외국인선수를 데려오는 팀은 없다.   


프로 계약과 사원 계약으로 나뉘는 계약 형태


한국과 다른 또 한 가지는 계약 형태다. WKBL 선수들이 모두 프로 계약을 맺는 것과 달리 일본은 프로 계약과 사원 계약,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 맺을 수 있다. 두 계약의 차이점을 설명하자면 일단 프로 계약은 선수로서 뛰는 동안 맺는 계약이다. 경기력에 따라 억대 연봉을 받을 수도 있고 그보다 못한 연봉을 받을 수도 있다. 다만 선수를 은퇴하면 당장 수입이 없다. 

이와 반대로 사원 계약은 일반 회사의 정규직 계약을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정년이 보장되기 때문에 선수 생활을 은퇴하더라도 모기업에서 일반 사원과 똑같이 일을 할 수 있다. 물론 선수 시절 받는 연봉은 프로 계약한 선수보다는 당연히 적게 받는다. 

농구선수라도 사원 계약만 존재하던 WJBL에 처음 프로 계약이 도입된 것은 2007년이었다. WJBL의 프로 계약 1호는 현재 도요타자동차의 코치인 오가 유코였다. 현 JX-ENEOS의 전신인 JOMO 소속이던 그는 당시 이례적으로 구단에 프로 계약을 맺고 싶다는 강한 주장을 펼쳐 결국 관철하기는 했지만 이후 구단의 미움을 받아 차기 시즌 JOMO와 계약을 맺지 못하고 중국리그에 진출하기도 했다. 

오가는 그 이후로 일본 구단과 좀처럼 계약을 맺지 못하고 해외 리그를 전전하는 등 순탄치 못한 선수 생활을 했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동료와 후배들을 위해 자신이 나서야 했다며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렇듯 선수는 그나마 프로 계약과 사원 계약 두 가지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감독과 코치 등 지도자는 그렇지 못하다. WJBL의 경우 일본인 감독이나 코치들은 모두 사원 계약을 맺고 있다. 물론 외국인 감독은 프로 계약을 맺는데 기간은 1년 단위로 하는 곳도 있고 3년 단위로 하는 곳도 있는 등 팀마다 다르다. 

이렇듯 감독, 코치가 모두 사원 신분이기 때문에 한국처럼 성적에 따라 계약이 연장되거나 혹은 팀을 나가거나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팀 상황을 고려해 성적이 너무 처참하지만 않는다면 대부분 팀에 남아서 코치에서 감독이 되고, 감독에서 부장이 되는 순서를 밟는다. 물론 성적이 급전직하했을 때는 해고가 되는 경우도 있다. ​ 

이런 상황 때문에 한국과 일본팀들이 전지훈련 과정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재밌는 상황이 많이 나온다. 일본팀들의 주전 선수들이 WKBL 선수들을 만나 ‘언니, 언니’하며 이야기를 나누다 연봉 액수를 듣고 “한국에서 뛰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일본 감독들 역시 한국팀 감독의 혜택, 예를 들어 고액 연봉과 법인 카드 및 승용차 지급 등의 이야기를 듣고 부럽다는 눈길과 함께 “한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싶다”라는 말을 종종 하기도 한다. ​

 

 

 




  

 

 


  

 


 

  

 

 

 

 

 

사진출처: WJBL(일본여자농구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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